12월 27, 2025
마트휴무

2012년, 정부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했습니다. 대형마트에 월 2회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을 강제하면서,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 기대했죠. 그러나 13년이 지난 지금, 돌아온 것은 놀라운 역설이었습니다. 소비자들은 전통시장이 아닌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했고, 그 사이 쿠팡은 대한민국 유통시장의 절대강자로 성장했습니다. 💻

💔 대형마트 의무휴업, 13년의 기록

유통산업발전법이란?

2011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지방자치단체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 2012년 봄부터 전국 대형마트들은 월 2회(매월 둘째·넷째 주) 일요일에 문을 닫아야 했으며,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이 제한되었습니다.

44조 원의 기회비용 손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 13년간 대형마트가 의무휴업으로 문을 닫은 날은 누적 312일입니다. 업계는 이 기간 동안 발생한 매출 손실을 최소 37조 4천억 원에서 최대 43조 6천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지자체별 휴업일 차이와 업황 변화를 고려해도 최소 30조 원 이상의 매출 기회가 사라진 셈입니다.

점포 수 급감과 매출 감소

주요 대형마트 3사의 총 점포 수는 2017년 424개에서 2025년 11월 기준 392개로 7.5% 감소했습니다. 이마트는 159개에서 157개로, 롯데마트는 123개에서 112개로, 홈플러스는 142개에서 123개로 줄었습니다. 지난해 대형마트 3사 총매출액은 30조 원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10년 전보다 3조 3359억 원이 감소했습니다.

🚀 쿠팡의 폭발적 성장: 규제의 역설

규제 사각지대에서 급성장

유통법 도입 직전인 2011년 약 648억 원이었던 쿠팡의 매출은 2024년 50조 원으로 7만 7200% 성장했습니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 3사의 오프라인 매출은 31조 3000억 원에서 25조 5000억 원 규모로 감소했습니다. 물가가 30% 가까이 오른 상황에서도 대형마트 매출은 오히려 뒷걸음질친 것입니다.

온라인 vs 오프라인 점유율 역전

2025년 10월 기준 전체 유통업체 매출 중 대형마트 비중은 10.5%에 불과한 반면, 온라인 비중은 52.0%에 달했습니다. 이커머스 시장이 오프라인 시장을 완전히 역전한 것입니다. 대형마트는 2025년 1~3분기 내내 매출이 마이너스 성장에 머물렀지만, 온라인 채널은 14~17%의 고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의 진단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의 현재 독주 체제는 2012년 도입된 유통산업발전법의 오프라인 규제가 낳은 역설적 결과물”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당시 지배적 사업자였던 대형마트의 손발을 묶어버린 사이, 쿠팡은 코로나19 특수와 막대한 자본력을 등에 업고 규제 사각지대에서 손쉽게 1강으로 성장했다는 것입니다.

📉 전통시장은 살아났는가?

의도와 다른 결과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전통시장의 평균 식료품 구매액은 대형마트가 영업하는 일요일에는 630만 원이었지만, 의무 휴업일에는 610만 원으로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대형마트가 일요일에 영업하지 않을 때 쿠팡 등 온라인몰 구매액은 더 늘어났습니다.

소비자의 실제 행동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마트 휴업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장을 보는 비중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46.8%로 절반에 가까웠습니다. “일요일에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다고 전통시장에 가지 않아요. 쿠팡에서 필요할 때마다 장을 보는데 집까지 바로 배달해주는 걸요”라는 소비자의 증언이 현실을 대변합니다.

오프라인 상권 전체의 동반 침체

유통업계 전문가는 “대형마트가 지역 상권의 앵커 시설임을 강조해왔다”며 “마트 방문객이 주변 식당이나 편의점을 이용하는 낙수효과가 규제로 인해 차단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부 전통시장 상인들은 오히려 대형마트 주차장을 함께 쓸 수 있게 해달라고 지자체에 건의할 정도입니다.

🔄 경쟁 기회 상실의 의미

매출보다 심각한 문제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잃은 것은 단지 44조 원의 매출이나 영업일만이 아니다. 고객과 만날 수 있는 경쟁의 기회 자체를 박탈당한 것”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소비자는 마트 휴무일을 일일이 체크하거나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오늘 마트가 영업할지 알아보기보다 곧바로 온라인 앱을 켰고, 이는 곧 소비패턴으로 굳어졌습니다.

소비 습관의 변화

대형마트가 규제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사이, 그 빈틈을 파고든 온라인 플랫폼에 소비 습관 자체를 뺏겼습니다. 쿠팡은 지난 10년간 6조 원 이상을 물류 인프라에 투자해 수도권에 한정됐던 ‘쿠세권’을 전국으로 확대했습니다. 로켓배송과 새벽배송으로 무장한 쿠팡 앞에서, 한 달에 이틀씩 문을 닫아야 하는 대형마트는 경쟁이 되지 않았습니다.

🏢 평일 전환 움직임과 그 효과

지자체들의 변화

전국 176개 지자체 중 76개가 평일로 휴무일을 전환했으며, 이용 경험 시민 520명 대상 조사에서도 약 81%가 평일 전환에 만족한다고 답했습니다. 대구시는 2024년 2월 처음으로 의무휴업일을 매월 둘째·넷째 주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전환했고, 청주시도 같은 해 5월부터 휴업일을 일요일에서 수요일로 바꾸었습니다.

실증적 효과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마트 주말 의무휴업제를 주중으로 바꾼 대구시와 충북 청주시의 경우 마트 주변 상권의 주말 평균 매출이 3.1% 증가했습니다. 이는 주말에 대형마트가 문을 열면 주변 상권도 함께 활성화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맞벌이 가정의 불편

세종시 동 지역 평균 연령은 36.4세로 젊은 세대가 중심이며, 유배우자 가구 중 맞벌이 비율은 57.1%로 과반을 넘습니다. 주말에 장을 봐야 하는 맞벌이 가정의 경우, 의무휴업일에는 집 앞 슈퍼마켓이 있어도 먼 거리의 전통시장까지 운전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 규제 사각지대의 수혜자들

식자재마트의 급성장

식자재왕도매마트, 세계로마트, 장보고식자재마트 등 ‘빅3’ 식자재 마트는 지난해 1조 4574억 원 매출을 거두며 새로운 유통 공룡으로 떠올랐습니다. 식자재마트는 대형마트와 판매 물품이 상당 부분 겹치지만, 유통산업발전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었습니다.

다이소의 사상 최대 실적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3조 9689억 원, 3711억 원으로 각각 직전연도 대비 14.7%, 41.8%씩 급증했습니다. 다이소 역시 대형마트 규제의 반사이익을 누린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편의점과 온라인 업체

대형마트 규제 시행 후 가장 이득을 본 것은 편의점이었습니다. 1인·2인 가구의 증가와 24시간 이용 가능성, 그리고 PB상품을 통한 가성비 좋은 상품 출시로 최근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에 최적화된 유통형태를 보이며 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 정치권의 엇갈린 입장

규제 강화 vs 규제 완화

더불어민주당은 2025년 3월 민생연석회의에서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공휴일로 제한하는 내용을 민생 분야 20대 의제에 포함시켰습니다. 송재봉, 오세희 민주당 의원 등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의 공휴일 지정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규제 완화 시도

윤석열 정부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제 완화를 규제개혁 1호 과제로 추진했습니다. 정부는 “당초 대형마트 영업규제는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됐으나 유통시장 경쟁 구조가 변화하며 국민 불편만 가중해 규제를 원점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비자 여론

2022년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1000명 중 67.8%가 대형마트 영업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44.3%는 규제가 불편만 가중한다고 답했습니다. 대형마트 규제 강화는 온라인으로의 소비 쏠림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부작용만 낳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 유통 생태계의 구조적 문제

오프라인 대 온라인의 불공정 경쟁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온오프라인 채널 구분보다 실제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를 기준으로 규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며 “같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경쟁 환경도 비슷하게 맞춰야 특정 채널만 유리해지는 기형적 구조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유효경쟁의 필요성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핵심 해법은 ‘유효경쟁‘ 환경의 조성입니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가 보유한 전국 점포망을 도심형 물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영업시간 종료 후 문을 닫아야만 했던 전국 오프라인 점포가 24시간 물류 기지로 가동된다면, 쿠팡이 83.4% 점유율로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익일배송 시장에 강력한 경쟁자가 투입될 수 있습니다.

규제 프레임의 전환

산업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상실한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로는 골목상권 보호와 대중소 상생이라는 정책 목적의 달성이 어려워졌다”며 “기존의 오프라인 중심 유통 모델을 기반으로 설계된 유통법은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대형마트와 골목상권의 상생

“이제는 대형마트와 골목상권이 온라인 공룡에 맞서 함께 생존해야 하는 운명 공동체임을 인식하고, 오프라인으로 고객을 다시 불러내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옵니다. 과거의 ‘대형마트 대 전통시장’ 구도에서 벗어나, ‘오프라인 대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경쟁 구도를 직시해야 합니다.

통합 유통 경쟁 룰의 마련

온오프라인 사업자가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는 통합 유통 경쟁 룰을 마련해야 합니다. 오프라인 유통만 옥죄는 낡은 규제 프레임에서 벗어나, 시장 환경 변화에 맞는 새로운 규제 체계가 필요합니다.

소비자 편의와 공정 경쟁의 균형

궁극적으로 규제의 목표는 특정 업종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편의를 증진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13년간의 실험이 보여준 것은, 인위적인 규제로는 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 없다는 교훈입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A)

Q1.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는 왜 도입되었나요?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 대형마트 노동자의 건강권 보장을 명분으로 시행되었습니다. 당시 대형마트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자, 정부가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월 2회 의무휴업을 강제함으로써 전통시장으로 소비자를 유도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이 아닌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하면서, 정책 목표와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습니다.

Q2. 평일 전환이 왜 더 효과적인가요?

맞벌이 부부와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주말에만 장을 볼 수 있는 소비자가 많아졌습니다. 대형마트가 주말에 문을 닫으면 이들은 불편을 겪거나 온라인 쇼핑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반면 평일로 휴업일을 전환하면 주말에 장을 보려는 소비자의 편의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대형마트 주변 상권이 함께 활성화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평일 전환을 시행한 대구시와 청주시에서는 마트 주변 상권의 주말 평균 매출이 3.1% 증가했으며, 이용자의 81%가 만족한다고 응답했습니다.

Q3. 대형마트 규제가 쿠팡 성장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대형마트가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으로 손발이 묶인 사이, 규제를 받지 않는 온라인 플랫폼은 365일 24시간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쿠팡은 로켓배송과 새벽배송으로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하며 급성장했습니다. 대형마트가 일요일에 문을 닫으면, 소비자들은 전통시장이 아닌 쿠팡 앱을 켰고, 이는 소비 습관으로 굳어졌습니다. 그 결과 쿠팡의 매출은 2011년 648억 원에서 2024년 50조 원으로 7만 7200% 성장했으며, 현재 쿠팡의 매출은 대형마트 3사를 합친 것보다 더 큽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규제의 역설”이라고 부르며, 대형마트 규제가 의도치 않게 온라인 플랫폼의 독점을 강화시켰다고 분석합니다.

🎯 이 글을 마무리하며

13년 전, 정부는 선한 의도로 대형마트의 문을 닫았습니다. 전통시장을 살리고 골목상권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이었죠. 그러나 시장은 정부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소비자들은 전통시장이 아닌 스마트폰 속 쇼핑 앱으로 향했고, 그 사이 쿠팡은 대한민국 최대의 유통 공룡으로 성장했습니다. 🛒

44조 원의 기회비용 손실, 392개로 줄어든 점포, 역성장하는 매출… 이 모든 숫자가 말해주는 것은 명확합니다. 시대가 변했다는 것입니다. 2012년의 규제 프레임으로는 2025년의 유통 시장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대형마트 대 전통시장이 아닌, 오프라인 대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경쟁 구도를 인정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가 정말 골목상권을 보호했을까요, 아니면 의도치 않게 온라인 공룡을 키웠을까요? 여러분의 경험과 생각을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주말에 대형마트가 문을 닫아서 불편했던 경험, 또는 전통시장을 이용하시는 이유가 있다면 함께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

이 글이 유통 시장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면, 공유와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관심이 더 나은 정책을 만드는 힘이 됩니다. 함께 건강한 유통 생태계를 만들어가요! 💪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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